스나이더가 LG트윈스에 합류한 후 홈 첫 번째 경기를 직관했었다. 그 때 멋진 수비와 2루타를 날려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서 경기 MVP를 수상했었다. 같은 포지션의 박용택의 수비부담을 덜어주고(넓은 수비범위에 비해 얕은 송구능력으로 박용택에게 플라이가 나오면 시즌 중 보살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조쉬벨의 부진을 상쇄시켜줄 좋은 선수를 LG가 발굴했다고 생각했었다. 사실 조쉬벨의 3루 포지션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많았다. 김용의, 정성훈 등이 겹쳐있지만 압도적인 수비능력으로 조쉬벨을 3루수로 세우는 무리수를 자행했다. 정성훈을 1루수로 보내고 김용의를 1, 2, 3루를 돌아가며 맡겨 수비력 저하만 가져온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반짝이던 스나이더의 반짝임도 잠시... 수비 중 허벅지 부상으로 몇 경기 결장하더니 그 때부터 계속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기 시즌 경기 대부분을 나오지 못하고 타율 0.210을 기록하며 절치부심의 시간을 보내게 만들었다. 시즌 막판에 중용되긴 했지만 팬들의 기대감은 많이 떨어져 있었다. 리오단 외 스나이더와 티포드의 부진은 LG의 큰 짐이 되긴 했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티포드는 준플레이오프 명단에서 떨어 뜨렸지만 스나이더를 다시 믿었고 지금 스나이더는 맹타를 휘둘르며 준플레이오프에서 대기만성의 아이콘 최경철과 함께 LG 2연승의 선봉장이 되었다. 스나이더는 첫경기 4타수 3안타, 특히 2차전에선 1-0에서 3-0으로 도망가는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스나이더의 슬럼프 탈출의 비결은 무엇일까? 난 사실 허벅지 부상으로 무너진 타격 밸런스가 부상회복에 따라 돌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최근 인터뷰를 보니 스나이더는 난시였다고 한다. 그래서 콘택트 렌즈를 바꿔서 공이 잘 보이고 다시 회복했다고 한다. 타자의 시력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스나이더를 변하게 한 김무관 타격코치를 칭찬할 수 밖에 없다. LG는 팀 홈런이 거의 최하위 수준이라 거포가 필요한 게 사실인데 스나이더가 그 역할을 해줄 거 같아 한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남은 준플레이오프도 그의 활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