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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이슈

카카오 카풀 VS 택시 - 택시업계를 지지할 수 없는 3가지 이유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바로 카카오 카풀 서비스 시행때문이다. 택시업계는 당장 밥그릇에 문제라며 분신자살까지 하신 분이 생겨났다. 돌아가신 분에겐 고인의 명복을 빈다. 요즘에는 택시 트렁크에 근조명찰을 달고 운행하고 '카카오 카풀앱 삭제'라는 문구를 뒤에 박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줄 수가 없다. 바로 3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로 승차거부다.  강남이나 홍대에서 밤 12시 혹은 새벽 1~2시쯤 택시를 잡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을. 여러번 택시기사에게 행선지를 말한 다음, '승낙'해주는 택시를 겨우 탈 수 있을 것이다. 행선지를 말하면 본인은내 경우엔 연말에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집에 가려고 하니 택시가 안 잡힌다. 카카오 택시로 호출해도 받는 경우가 없다. 우리 집으로 가면 빈차로 나올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막차를 타고 가거나 30분에서 1시간을 추위에 떨어야만 했다.



회사 택시라면 그분들의 사정을 알고 있다. 정말 밥그릇 문제라는 것을. 지인의 아버지도 택시 회사를 다니시기에 잘 안다. 택시 회사에 다니시는 분들은 사납금이란 제도가 있다. 주간은 12~13만원, 야간은 16~18만원 정도를 회사에 내고 남은 돈을 가져간다. 월급은 최소시급인 150정도 기본급을 주지만 정해진 사납금을 내지 못하면 자신의 돈을 내야 한다. 



주간이나 야간이나 사납금을 내기 위해선 짧은 거리의 손님, 빈 차로 돌아올 손님은 안 태우는 사정. 알고 있다. 하지만 당장 불편을 겪는 건 손님들이다. 카카오택시의 호출은 짧은 거리일 경우 절대 잡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손을 들어 잡아서 타야 한다. 이걸 개선하기 위해선 택시회사의 월급체계를 개선해야 하겠지만 당장 뾰족한 수가 없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차거부는 엄연한 불법이다. 그리고 승차거부를 하는 많은 개인택시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 택시들은 회사에 내야할 사납금도 없다. 가족의 생계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가까운 거리나 승차거부를 당하는 사람들이 카풀을 이용하거나 다른 대안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걸 방해할 권리 역시 없다. 따라서 우버나 카카오 카풀 반대 역시 명분이 없다. 그런 수요를 충족할만한 서비스는 택시가 아니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는 불친절이다. 일부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 일부가 다수의 이미지를 좌우한다. 운전을 해보면 안다. 대부분의 택시는 언제든 끼어들기를 할 수 있도록 선을 밟고 운전한다. 깜빡이는 들어오면서 키는 게 부지기수다. 물론 안 그런 택시도 많지만 내가 겪은 대부분의 택시는 그렇다. 



이외에도 짐많은 승객들 거부, 돌아가는 택시도 있다. T맵 택시나 카카오 택시로 부르면 자동으로 네비게이션으로 연결되는데 일부 택시는 네이게이션으로 안 가고 마음대로 가버린다. 그래서 시간이 더 나오거나 요금이 더 나온다. 사전에 '자신이 아는 길인데 이 길이 더 빠를 것 같다' 라든가 충분히 승객한테 물어보고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말이다. 



그리고 기사님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정치이야기가 나오면 답이 없다. 물론 친절하신 기사님들도 많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위의 경우에 해당하는 택시를 타게되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택시를 타는 사람이 대부분 부유층은 아니다. 일반 서민이나 중산층이지만 빠르고 편하게 가고 싶어 타는 택시인데 오히려 저런 스트레스 때문에 택시를 꺼리게 되는 이유도 있다. 


이외에도 불친절 사연은 아래에 있다.

조선일보 기사



마지막 이유는 파업이다. 카카오 카풀은 약점이 많은 서비스다. 카풀 운전사의 경우 중고차 연식 7년 이하, 대인보험 가입 등 기초적인 요건만 가능하면 된다. 그 사람이 범죄자일지. 혹은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건 사실이다. 이런 점을 들어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었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행보는 지나치게 과격했다. 분신자살로 돌아가신 분은 안타깝지만 그렇게까지 할 일이었나 싶다. 아직 서비스를 시행한 것도 아니고 같이 상생의 길을 택할 여지도 있었다. 택시가 실시한 대규모 시위도 문제다. 많은 사람이 불편을 겪도록 톨게이트 입구 앞 도로를 막은 사진이라든가 시민들의 불편을 유발하는 대규모 시위는 여론형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사에서 택시업계를 지지하는 댓글은 발견할 수 없었다.



실력행사만이 답이 아니다. 대화의 길은 열려 있다. 이제 공유 경제시대며 우버와 타다, 카카오 카풀 등은 시대의 흐름이다.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때다. 이렇게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며 시민들의 불편만 가중되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