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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소년가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안쓰러운 권혁


소년가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안쓰러운 권혁




여자친구가 한화팬이라 요즘 엘지경기 말고도 한화경기도 많이 챙겨보고 있다. 어제 하이라이트를 보고 있는데 역시나 마무리에 권혁이 등판했다. 1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무려 2이닝이나 공을 던지며 한화의 승리를 지켜냈다. 투구 수는 43개. 3일 연투 후 이틀 쉬고 던지는 거라 조금 여유는 있었지만 그래도 마무리 43개의 공은 가혹해 보였다.





권혁, 원래 삼성맨이었으나 올해 한화이글스로 4년간 총액 32억원 FA계약으로 넘어왔다. 선동열 감독 시절 2009년 커리어하이를 찍기도 했지만 혹사로 기나긴 슬럼프를 겪었다가 한화로 가서 다시 제2의 전성기를 보여주고 있다. 차고 넘치는 기회 획득!



한화는 탈보트, 유먼, 유창식 등 선발 진이 무너지면서 빠르게 불펜진을 투입하는 벌떼 전략을 시즌 초반부터 유지하고 있다. 원래 4명 이상 투수 투입은 김성근 감독의 경기방식이었는데 이번 한화는 좀 더 심하다. 경기당 4.9명으로 KBO사상 최고의 투수 소진율을 보여주고 있고, 어제는 선발 안영명이 근육통 때문이라 하더라도 무려 8명의 투수가 투입되었다. 아이러니하게 어제 선발 안영명은 2이닝을 던졌고 마무리 권혁도 2이닝을 던졌다.





선발투수가 길게 끌고 간 QS(퀄리티 스타팅)도 5번으로 9위인 KT보다도 4번이나 적다. 그만큼 선발의 부진이 컸다는 말이다. 한화에 믿고 쓸만한 투수가 없어서 그런지, 송창식, 박정진, 정대훈 등은 볼펜에서 항상 대기고 권혁도 22경기로 KBO 모든 팀 중에서 출전횟수 1위다. 왼손 투수가 유먼 외엔 없어서 그런지 김기현도 자주 원포인트로 등장한다. 최근 기아에서 데려온 임준섭도 부쩍 등판이 늘었다.



보통 팀들은 이기고 있을 때 필승조와 지고 있을 때 추격조를 따로 편성하기 마련인데 필승조, 추격조 구분없이 출전하는 선수가 많다보니 불펜에 슬슬 부하가 생기기 시작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물론 김성근 감독의 경기 스타일이고 여지껏 그래왔다지만 요번 권혁은 좀 많이 무리하는 것 같다. 3일 연투, 35, 15, 25개 후 다시 43개의 투구. 윤규진이 빨리 복귀해야 권혁의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한화는 18승 16패 6위의 성적을 내고 있다. 이 선수들로 6위를 하는 것도 대단하다고 한화팬들은 칭찬하고 있고, 한화경기는 마리한화, 약을 팔고 있다며 연일 최고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나도 연속 꼴찌였던 한화의 활약은 보기 좋다. 하지만 권혁이 좀 안쓰러울 뿐이다.





어제 경기 권혁이 빗속에서 미끄러져 보크를 냈을 때, 뭔가 짠했다. 그래도 경기를 끝내더라. 부디 다음시즌에도 몸 건강할 수 있게 몸 관리 잘했으면 좋겠다. 최근 SK에서 박희수 못나오는 거 보면 안쓰럽다.